
향기에 대한 기억은 생각보다 오래간다. 성인이 된 기념 선물로 향수를 선물하는 것도, 외출 전 향수를 빼놓지 않는 것도 그에 대한 이유일 터. 그런데 향수를 고르기 전 당신이 알아야 할 게 있다. 향수는 농도에 따라 퍼퓸, 오드퍼퓸, 오드뚜왈렛, 오드콜로뉴(오데 코롱) 등으로 종류가 나뉜다는 것과 시간이 지나면서 탑노트, 미들노트, 베이스노트로 향기가 구분된다는 것이다. 농도가 진한 퍼퓸은 지속시간이 6~7시간으로 길고, 향 또한 풍부해 향수마니아들이나 깊은 향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주로 찾는다. 오드퍼퓸은 퍼퓸처럼 지속시간이 길고 향이 깊으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아 오드뚜왈렛과 함께 대중적인 향수로 꼽힌다. 오드콜로뉴는 지속시간이 1~2시간 정도로 짧고 향 또한 과일향이나 프레시한 향이 많아 처음 사용하는 향수용으로나 일상생활용으로 적합하다. 이제 자신이 원하는 농도에 맞게 향수를 골라 시향해 보자. 탑노트는 향수를 뿌린 직후부터 15분 정도 나는 향으로 주로 자신이 맡게 되는 향이며, 미들노트는 향수의 주된 향으로 향수를 뿌리고 30분~1시간 뒤에 나는 향이다. 잔향으로 불리기도 하는 베이스노트는 향수를 뿌리고 3시간 이상 지난 뒤에 나는 향이다. 잔향이 오래 남을수록 고급 향수일 가능성이 높다. 향수를 시향할 때 탑노트만 맡고 향을 고르면 나중에 원하는 향이 아니라고 후회할 수도 있으니 탑노트, 미들노트, 베이스노트를 모두 확인한 후에 향수를 구입해야 실패하지 않는다.
“ 향수에 대한 고정 관념을 깨보자. 그동안 향수를 단순히 냄새제거용으로만 생각했거나 여자 향수, 남자 향수로 구분 지었다면 이제 그런 생각과는 안녕! ”
"

향수를 고를 기본적인 정보를 습득했다면 향수에 대한 고정관념을 깰 차례다. 그동안 향수를 단순히 냄새제거용으로만 생각했거나 여자 향수, 남자 향수 구분 지었다면 이제 그런 생각과는 안녕할 것. 요즘 향수 트렌드는 ‘니치퍼퓸’과 ‘유니섹스’이니까. 니치퍼퓸의 ‘니치’는 틈새라는 뜻으로, 소수만을 위한 향수로 불린다. 니치퍼퓸은 천연 원료가 많이 함유되어 있어 자연스러운 향이 나는데다 사람의 체취에 따라 다른 향이 나기 때문에 자신만의 개성을 담은 고유 향기를 찾는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니치퍼퓸의 대표적 브랜드로는 조말론, 딥디크, 아닉구딸, 크리드 등이 있다. 최근 컨템포러리 멀티숍 비이커를 통해 런칭한 ‘바다크흘리’도 니치퍼퓸 브랜드다. 또 유니섹스가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커플 간에 똑같은 향수를 쓰거나 머스크, 우드 계열의 향을 선호하는 여성들이 늘어났다. ‘페라리 라이트에센스’나 ‘클린 웜코튼’, ‘존바바토스 아티산’ 등이 여자들에게도 인기 있는 향수로 꼽힌다. 향수가 자신을 나타내는 하나의 아이템이 되면서 수시로 향기를 덧입힐 수 있는 ‘롤온 퍼퓸’ 또한 인기다. ‘톰포드’는 베스트셀러인 ‘블랙 오키드’, ‘벨벳 오키드’, ‘누와르’ 3종을 롤온 퍼퓸으로 출시했고, ‘데메테르’의 롤온 퍼퓸 또한 데일리용으로 많이 찾는다. 물론 니치퍼퓸과 유니섹스가 트렌드라 해도 변함없이 사랑받는 스테디셀러 향수는 존재한다. 샤넬, 랑방, 불가리, CK 등의 향수처럼. 중요한 건 어떤 향수를 쓰느냐보다 내가 향을 제대로 즐기고 있느냐이다. 마음을 열고 그날의 패션과 어울리는 향도 골라보고, 기분에 따라 다양한 향도 선택해보자. 내가 있는 공간에도 향을 입히다 보면 인생 향수를 만나는 건 시간문제일 듯. 아, 향수를 손목에 뿌린 뒤 비비는 행동은 하지 말 것. 고유의 향이 날아가 버릴 수 있으니.